2014 혜화아트센터 개인전
인생연주,
Life is like Playing Instruments
Solo Exhibition / 2014. 03. 21 - 27
@ 혜화아트센터
인생연주자의 아우라(Aura)
우리가 명작 앞에서 나도 모르게 압도당하는 이유는 작품이 지닌 아우라(Aura) 때문이라고 독일의 평론가이자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말하고 있다. 아우라는 입김(호흡),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지만 살아있음의 증거. 혹은 기(氣)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나는 그의 작업을 접하면서 그만의 아우라를 경험한다. 아우라 현상이 시공간의 일회성과 경험성을 지닌 here and now,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일지라도 그 느낌은 강렬하다.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상과 자유롭고 강렬한 터치감은 매사 반듯하고 모범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그와는 상반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의 그림이란 자신의 내면과의 놀이라는 말을 듣고 보면, 그의 작업 역시 어쩔 수 없는 본능임을 이내 알 수 있다.
그의 그림에서 가장 기본적인 모티브는 욕구와 사랑이라 말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 사랑이고, 그 근간은 욕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연주는 사랑의 방법이자 목적이기도 하다. 각자의 삶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연주하는 음악이며 삶의 순간마다에 처한 감정이 실리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회화로 표현될 때 그것이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한가 아닌가로 분석되어질 필요는 없다. 그것들은 언제나 본질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J.하위징아(1872∼1945)가 제창한 개념인 ‘유희하는 인간’ 이라는 뜻의 라틴어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오랫동안 매진해온 그의 <악기연주> 작업의 화두다. 이번 전시의 주제 또한 악기를 통한 인생 연주이며, 희노애락(喜怒哀樂)의 많은 이야기 거리가 내포된 그만의 감성 연주를 통해 그는 한결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각본이 있는 주어진 삶에서 주동적이고 주체적인 운용자로서의 삶의 전환을 꿈꾸며 좀 더 인생의 깊이가 더해지는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그는 호모 루덴스~ 바로 유희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홍희기(평화화랑 큐레이터)